통계청에서는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인구 변화가 사회 각 분야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미래 변화상을 예측하여 보는 공간을 마련하고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조영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가 집필한 <인구를 알면 미래의 기회가 열린다>를 소개드립니다.(출처: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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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를 알면 미래의 기회가 열린다
1. 인구와 미래
미래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미래는 오늘의 인구 특성에 의해 이미 정해져 있고, 오늘의 인구는 인구통계를 통해 알 수가 있다.
2016년 봄, 많은 사람들이 TV에서 방영된 ‘응답하라 1988’을 즐겨보았다. 지금은 40대가 된 주인공 덕선이 세대는 과거를 회상하며 추억에 잠기기도 했고, 그 자녀 세대는 부모들의 어렸을 때 삶의 모습을 상상하기도 했다. 필자는 주인공 덕선이 동생인 노을이와 같은 나이다.
당연히 필자도 과거를 추억했다. 그런데 필자의 마음속에는 한 가지 생각이 더 떠올랐다. 만일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1988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지금의 내 인생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그것도 그냥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1988년부터 ‘응팔’이 방영되는 2016년까지 어떻게 사회가 바뀌어 왔는지 알고 있는 채로 시간만 뒤로 돌린다면 말이다. 아마도 필자는 지금까지 살아왔던 것과는 매우 다른 삶을 살아왔을 것이다. 한마디로 시행착오 없는 준비된 삶을 즐겼을 것이다.
만일 반대로 2017년 현실에서 13년 뒤인 2030년 미래를 볼 수 있다면 어떠할까? 마치 내가 ‘응팔’을 보면서 느꼈던 그 감정대로 내 앞으로의 인생을 시행착오 없이 원하는 방향으로 잘 준비해 갈 수 있지 않을까? 아마도 나는 미래가 어떻게 정해져 있는지 알고 있으면 미래를 모를 때보다 더 적극적으로 내 인생을 개척해 나갈 것이다. 생각만 해도 즐겁다. 그런데 그런 일이 가능할까? 미래가 정해져 있는데 그 정해져 있는 미래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과연 점쟁이를 찾아가면 알려줄까?
2. 인구통계를 알면 미래의 모습을 알 수 있다
다행이다. 미래는 상당부분 이미 정해져 있고, 그 정해져 있는 미래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인구 이야기다. 미래는 오늘의 인구 특성에 의해 이미 정해져 있고, 오늘의 인구는 인구통계를 통해 알 수가 있다.
여기에 인구통계가 정확하다면 우리는 매우 정확하게 정해져 있는 미래의 모습을 알 수가 있게 된다. 더욱 더 다행인 것이, 우리나라의 통계청이 생산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인구통계의 정확성은 이미 전 세계 인구학자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오늘의 인구가 어떻게 2030년의 모습을 이미 정해놨다는 것인가? 그 답은 간단하다.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인구이다. 시장의 규모도 기본적으로 인구의 크기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사회도 시장도 단순히 인구의 크기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어떤 인구가 주를 이루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즉 인구의 크기만이 아니라 어떤 구성을 하고 있는지를 알면 사회와 시장의 모습을 알 수가 있다.
여기서 인구는 가만히 정지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인구의 변화는 출생, 사망, 그리고 이동에 의해 발생한다. 만일 출생, 사망, 그리고 이동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알면 오늘의 인구가 10년 뒤에 혹은 20년 뒤에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 알 수가 있다.
이것이 바로 장래인구추계이다. 2030년의 사회와 시장은 오늘의 사회와 시장과 마찬가지로 그때 인구의 크기와 구성에 의해 결정될 터인데, 장래인구추계를 활용하면 2030년의 인구를 거의 정확히 예측이 가능하다. 당연히 2030년의 사회와 시장의 특성도 예측할 수가 있다. 이것이 바로 미래 사회의 많은 부분이 오늘의 인구에 의해 정해져 있는 이유이고, 그 모습을 알 수 있다는 이유이다.
3. 미래의 중저가 화장품 시장 전망 예측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요즈음 저가이지만 품질이 좋은 화장품이 매우 잘 팔리고 있다. 화장품계의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업체도 이 시장에서 선전 중이다.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 2030년에는 이 화장품 시장이 지금에 비해 더 좋아질까? 나빠질까? 편의상 국내 시장에만 한정하여 예측을 해보자.
독자들은 어떻게 예상하는가? 인구가 알려주는 중저가 화장품 시장의 2030년 정해진 미래는 그다지 좋지 않다. 현재 이 시장의 주된 구매고객은 20대와 30대 초반의 여성들이다. 아무래도 중저가인 것이 구매력이 아직 크지 않은 여성들에게 매력적인 소비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2017년 현재 20-34세 여성들의 크기는 약 4백90만 명이다. 즉 이들이 현재 중저가 화장품의 시장규모인 것이다.
통계청의 KOSIS가 제공하는 장래인구추계 결과에 따르면 이 연령대의 2030년 인구는 약 3백 90만 명으로 감소될 예측 된다. 우리나라에 갑자기 이 연령대 여성들이 외국에서 이주해 오지 않는다면 이 숫자는 이미 정해진 인구 크기이다. 왜냐하면 2030년에 20-34세는 2017년 현재 7-21세의 인구들로 이미 살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2017년에 비해 2030년에 20-34세 연령대 여성 인구의 소득수준이 갑자기 늘어나면 어찌 될까?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만일 그렇다면 오히려 중저가 화장품 시장에서 빠져나갈 것이니 시장 규모의 축소에 기여하게 된다. 반대로 소득 수준이 줄어들면 어찌 될까? 이미 중저가이기 때문에 여성들이 화장을 하지 않는다면 모를까 여기서 빠져나갈 가능성은 없다. 결국 최대한으로 봐도 2030년의 중저가 화장품 시장은 2017년에 비해 약 20% 축소될 것이 이미 정해져 있는 미래인 것이다.
독자들 중에서 혹시 중저가 화장품 판매 자영업을 하시고 계신다면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 할 미래의 모습이다.
4. 미래는 오늘의 인구에 의해 정해진다.
이와 같이 그리 멀지 않은 우리 사회의 거시적인 미래상은 이미 오늘의 인구에 의해 정해져 있다.
오늘의 인구통계가 정확하고 장래인구추계를 할 수만 있다면 필자와 같이 여러분들께서도 정해진 미래의 모습을 볼 수가 있는 것이다. 독자들 가운데 몇 분은 ‘필자는 인구학을 전공하고 있으니 정확한 통계와 미래를 보는 방법론을 아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인구학을 모르는 우리는 어쩌란 말이냐?’하고 묻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걱정하실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의 통계청은 누구나 쉽게 현재와 미래의 인구통계를 확인할 수 있도록 ‘국가통계포털(KOSIS)’를 운영하고 있다. 위에서 예를 든 화장품 시장의 규모도 KOSIS를 통해 얻은 것이다.
정해진 미래의 모습이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관계없다. 정해진 모습이 무엇인지 모르면 미래는 무조건 어둡다. 반대로 정해진 모습을 알면 나의 미래를 밝게 만들어 갈 수가 있다. 미래가 정해져 있다는 것은 내가 만들어 갈 여지가 있다는 것이고 이는 기회임에 틀림없다. 인구를 알면 미래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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